지도안 내용은 다 만들었는데, 한글 양식에 옮겨 담느라 또 30분을 씁니다.

표 칸이 밀리고 글꼴이 바뀌고 줄간격이 틀어지는 그 작업이요.

그래서 한글 양식을 그대로 유지한 채 내용만 채우는 스킬을 직접 만들었습니다.


지난 편에서 지도안 아이디어를 뽑는 데까지 왔습니다. 12개 중 두세 개를 고르고, 아이들이 막힐 지점도 미리 받아보고, 시간도 점검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일이 끝나지 않죠. 결국 한글 양식에 옮겨 담아야 합니다.

진짜 오래 걸리는 건 여기부터입니다

AI가 만들어준 내용을 복사해서 한글에 붙이면 어떻게 되는지 다들 아실 겁니다.

글꼴이 제멋대로 바뀌고, 표 안에 붙이면 셀이 밀리고, 목록 기호가 이상하게 들어가고, 줄간격이 원본과 달라집니다. 결국 서식을 하나하나 다시 잡습니다. 내용을 만드는 시간보다 모양을 맞추는 시간이 더 걸리는 일이 생기는 겁니다.

게다가 학교 문서는 대개 양식이 정해져 있습니다. 교육청에서 내려온 지정 양식은 칸 하나 건드리면 안 되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스킬을 만들었습니다

앞선 편에서 스킬 이야기를 했습니다. 반복되는 작업의 절차와 조건을 문서로 정리해 AI에 미리 등록해두는 것이라고요.

이 문제도 딱 그 경우였습니다. 매 학기 반복되고, 양식만 바뀔 뿐 하는 일은 같습니다. 그래서 아예 한글 파일을 직접 다루는 스킬을 만들었습니다. 라이브러리와 스킬을 세트로요.

핵심은 이겁니다. 결과를 복사해서 붙여넣는 게 아니라, 한글 파일 자체를 열어서 채우고 다시 저장합니다. 그래서 원본의 표, 글꼴, 탭, 줄간격이 그대로 남습니다.

한글 스킬의 설계 원리

만들면서 알게 된 게 있습니다. 실제 업무에서는 두 가지 상황이 완전히 다르더군요.

하나. 빈 양식을 채우는 경우

칸이 이미 다 있고 내용만 넣으면 되는 상황입니다. 결재 서류나 정형화된 보고서가 여기 해당합니다. 이때는 양식을 절대 건드리지 않고 빈칸에만 값을 넣습니다.

둘. 양식을 참고해서 새로 쓰는 경우

이게 실은 더 많습니다. 지도안이 대표적이에요. 양식에는 차시 표가 두 개 들어 있는데 내 수업은 네 차시라면, 빈칸 채우기로는 답이 없습니다. 표를 늘려야 하니까요.

양식의 슬롯이 모자라는 상황이 생각보다 흔합니다. 그래서 이쪽을 곁가지가 아니라 정식 경로로 두고 따로 설계했습니다. 서식과 표 구조는 그대로 본뜨되, 필요한 만큼 늘려서 새로 씁니다.

실제로 써본 사례

올해 교육청 인공지능융합교육 실천연구에 낼 지도안을 이걸로 작성했습니다.

조건은 이랬습니다. 지정 hwpx 양식, 수업 개요 1매에 차시별 지도안이 붙는 구성, 분량은 5~6매. 저는 초등 5학년 토론동아리와 국어를 엮은 4차시 프로젝트로 짰습니다. 학생이 토론용 챗봇을 직접 만들어 검증하고, 다른 팀에 넘겨 토의하게 한 뒤, 국어 시간에 그 챗봇으로 토론하는 흐름입니다.

양식에 있는 차시 표만으로는 모자랐습니다. 위에서 말한 두 번째 경우죠. 표를 네 개로 늘리되 서식은 원본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스킬 내려받기

직접 써보실 수 있게 파일을 올려둡니다.

압축을 풀고, llm에 드롭하면 설치가 됩니다. ^^

안에 들어 있는 건 세 가지입니다.

  • 작업 설명서 — 언제 이 스킬을 쓰고, 어떤 순서로 일하고,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 한글 파일을 직접 다루는 도구 — hwpx를 열어 내용을 넣고 다시 저장하는 부분
  • 샘플 양식 2종 — 보고서 기본 양식과 요약 양식. 바로 시험해보실 수 있게 넣어둔 것들입니다

쓰는 순서는 이렇게 됩니다. 파일을 내려받아 스킬로 등록하고, 쓰실 한글 양식을 첨부한 뒤, 무슨 내용을 넣을지만 말하면 됩니다. 스킬 이름을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한글 양식을 올리면 알아서 불려 나옵니다.

그대로 쓰셔도 되지만, 열어서 고쳐 쓰시는 걸 권합니다. 학교마다 쓰는 양식과 문서 어투가 다르니까요. 설명서에 우리 학교 규칙을 몇 줄 보태면 그순간 우리 학교용이 됩니다.

한 가지 알아두실 것은, 이건 스킬을 지원하는 환경에서 동작한다는 점입니다. 일반 챗봇 창에 붙여넣는 프롬프트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파일을 열고 고쳐서 다시 저장하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쓰는 방법

▼ 그대로 복사해서 쓰는 프롬프트

javascript
첨부한 한글 양식으로 교수학습지도안을 작성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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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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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상: 초등 5학년
• 교과: 국어
• 차시: 총 1차시
• 주제: 글을 일고 인상적인 부분을 찾고 그 까닭 설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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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취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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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국05-04]	인상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작품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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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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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본 양식의 표 구조, 글꼴, 줄간격을 그대로 유지할 것
• 차시 표가 모자라면 서식을 본떠서 늘릴 것
• 내가 주지 않은 성취기준이나 활동은 지어내지 말 것
• 애매한 부분은 작업 전에 먼저 물어볼 것

마지막 두 줄은 앞선 편들에서 계속 강조한 것과 같습니다. 지어내지 말 것, 그리고 시작하기 전에 물어볼 것.

챙겨야 할 것들

성취기준은 반드시 붙여넣습니다. 지난 편에서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AI에게 물어보면 존재하지 않는 번호를 만들어냅니다.

나온 파일은 반드시 열어서 확인합니다. 서식이 유지된다고 해도 표가 페이지를 넘어가며 잘리는 경우가 있고, 칸 안의 내용이 넘칠 수도 있습니다. 인쇄 미리보기까지 한 번 보시는 걸 권합니다.

내용은 여전히 교사가 정합니다. 이 스킬이 줄여주는 건 옮겨 담는 시간이지, 무엇을 가르칠지 정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앞 편에서 말씀드린 대로 지도안은 결정의 묶음이고, 그 결정은 우리 반을 아는 사람만 내릴 수 있습니다.

왜 굳이 만들었나

사실 이런 걸 직접 만들 필요가 있나 싶으실 수도 있습니다.

제가 만든 이유는 단순합니다. 매 학기 똑같이 반복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한 번 만들어두면 다음 학기에는 양식과 주제만 바꾸면 됩니다. 그리고 이건 저만 쓰는 게 아니라 동료 교사들에게 그대로 건넬 수 있습니다.

앞서 프롬프트에서 스킬로, 스킬에서 에이전트로 가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게 그 두 번째 칸을 실제로 채운 사례입니다. 코딩을 몰라도 만들 수 있느냐 하면, 요즘은 만들 수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따로 한 편을 들여 다루겠습니다.


덧붙임

한글 문서 작업은 우리나라 교사에게만 있는 숙제입니다. 그래서 해외 도구들은 이 부분을 채워주지 않습니다. 필요하면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영역이라는 뜻이기도 하고요.

학교에서 쓸 만한 AI 플랫폼을 하나하나 짚은 『AI 플랫폼 학교를 바꾸다』도 같이 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그 책이 어떤 도구가 있는지를 다뤄다면, 이 연재는 그 도구를 어떻게 부릴지를 다룹니다.

이 포스팅을 하면서 아예 지도안을 바로 작성해 주는걸 도와주는 특화 스킬을 만들어보는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건 다음편에 포스팅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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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시는 학교 양식으로 시도해보시고 막히는 지점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글 석희철 · 초등교사, 우리아이(AI) 개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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