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9월 15일, 울산교육청의 AI 교수학습 서비스 우리아이(AI)에 국산 LLM을 결합한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제가 개발에 참여해 온 플랫폼이라 소식을 조금 더 자세히 적어 둡니다.

어제 여러 매체에 같은 소식이 실렸습니다. 베스핀글로벌과 업스테이지가 교육 AI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전략적 제휴를 맺었고, 그 첫 적용처가 우리아이(AI)라는 내용입니다.


무엇이 발표됐나

공개된 내용을 그대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업스테이지의 국산 LLM 솔라(Solar)가 학생의 질문과 학습 맥락을 이해하고 추론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 베스핀글로벌의 헬프나우 에이전틱 AI 플랫폼이 그 추론 결과를 교육 콘텐츠·데이터·에이전트와 연결해 실제 서비스로 구현합니다.
  • 단순 질의응답에서 벗어나 학생별 맞춤형 학습 지원을 목표로 하며, 앞으로 과목별·진로진학·독서·외국어 등 영역별 AI 에이전트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 울산에서 검증한 모델을 전국 시·도교육청과 교육 공공기관으로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밝혔습니다.

허양호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공교육 AI가 행정 효율화를 넘어 학생의 학습 경험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이 문장이 이번 발표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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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를 만드는 회사

이 대목을 짚고 가야 소식의 무게가 보입니다. 업스테이지는 남이 만든 모델을 가져다 포장하는 회사가 아니라 파운데이션 모델을 처음부터 만드는 회사입니다.

정부는 2025년 8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다섯 팀으로 출발시켰습니다. 단계별 평가를 거치며 팀이 줄었고, 2026년 8월 18일 2차 평가에서는 업스테이지와 SK텔레콤, LG AI연구원 세 곳이 통과했습니다. 벤치마크 40점, 전문가 평가 35점, 사용자 평가 25점으로 나눈 100점 체계였습니다.

기술 쪽 수치도 공개돼 있습니다. 2026년 7월 22일 오픈 웨이트로 공개된 솔라 오픈2는 2,500억 파라미터 규모의 MoE 구조로, 추론할 때는 토큰당 150억만 활성화되어 비용을 낮추도록 설계됐습니다. 최대 100만 토큰의 문맥을 다룹니다.

교실 입장에서 이 사실이 가지는 의미는 하나입니다. 아이들이 쓰는 모델의 뿌리가 국내에서 설계되고 학습된다는 것입니다. 모델을 빌려 쓰는 구조에서는 요금과 정책이 바뀔 때 학교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두겠습니다. 파운데이션 모델을 직접 만든다는 사실이 곧 교실에서 더 잘 가르친다는 뜻은 아닙니다. 벤치마크 점수는 수업의 질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확인해야 할 것은 우리 교과, 우리 학년의 질문에 어떤 답을 내놓느냐입니다.

국산 LLM이라는 선택

연재에서 계속 되풀이해 온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기록은 어디에 남는가.

학생이 AI에게 입력하는 질문은 그 자체가 학습 기록입니다. 무엇을 모르는지, 어느 대목에서 막혔는지가 그대로 담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교육 서비스에서는 그 질문이 어느 서버에서 처리되는가가 기능만큼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국산 모델을 쓴다는 것은 단순히 국산이라서가 아니라, 데이터가 머무는 위치와 운영 비용을 교육청이 직접 설계할 수 있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지속 가능성도 같은 문제입니다. 지난 편에서 AI 디지털교과서를 정리하며 써둔 문장을 다시 놓습니다. 플랫폼의 운명은 기능이 아니라 그것을 떠받치는 제도와 비용 구조가 결정합니다. 교육청이 감당할 수 있는 구조여야 내년에도 남습니다.

모델이 바뀐다는 것

개발 쪽에서 보면 이번 발표의 의미는 하나 더 있습니다. 플랫폼에서 모델은 부품입니다. 어떤 모델을 쓰느냐는 몇 달 단위로 바뀔 수 있고, 실제로 바뀝니다. 중요한 것은 부품을 갈아 끼우더라도 수업과 기록이 그대로 이어지도록 만들어 두었는가입니다. 모델을 교체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 설계가 작동했다는 증거입니다.

선생님들께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모델 이름을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수업의 어느 구간을 맡길지 정하는 일이 교사의 일이고, 그 판단은 모델이 바뀌어도 그대로 쓸모가 있습니다.

에이전트로 간다는 말의 의미

개인적으로 가장 눈여겨보는 대목은 과목별·진로진학·독서·외국어 에이전트로 확대한다는 부분입니다.

하나의 만능 챗봇은 교실에서 생각보다 쓰기 어렵습니다. 무엇이든 물어보라고 하면 아이들은 무엇을 물어야 할지 몰라 멈춥니다. 역할과 범위가 정해진 에이전트는 다릅니다. 직업인을 인터뷰하는 에이전트, 책 한 권을 끝까지 같이 읽는 에이전트처럼 할 일이 정해져 있으면 아이들의 질문도 구체적으로 바뀝니다. 만능 하나보다 목적이 분명한 여럿이 낫다는 것이, 그동안 현장에서 얻은 결론입니다.

저는 이렇게 확인해 볼 생각입니다

저는 우리아이(AI)의 에이전트 개발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소식은 저에게 남의 일이 아니라 곧 해야 할 일에 가깝습니다.

솔라가 적용되면 지금 쓰고 있는 에이전트들을 그대로 두고 모델만 바꿔 비교해 볼 생각입니다. 같은 프롬프트, 같은 질문, 같은 학년으로 놓고 보는 것입니다. 확인하려는 것은 벤치마크 점수가 아니라 이런 것들입니다.

  • 초등학생이 이해할 수 있는 어휘로 답하는가
  • 아이가 틀린 전제를 깔고 물을 때 바로잡아 주는가
  • 교육과정 용어와 국내 맥락을 제대로 쓰는가
  • 답하지 말아야 할 질문 앞에서 멈추는가
  • 수업 시간 안에 쓸 수 있는 속도인가

결과는 이 블로그에 그대로 적겠습니다. 좋으면 좋은 대로,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적는 것이 개발에 참여한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남은 숙제

기대만 적고 끝내면 솔직하지 않을 겁니다. 같은 글에 숙제도 함께 적어 둡니다.

첫째는 검증입니다. 모델이 바뀌면 답변의 결이 바뀝니다. 교실에서 쓰기 전에 교과별로 질문을 넣어 보고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둘째는 기록의 연속성입니다. 에이전트가 여러 개로 나뉘면 한 아이의 학습 흐름이 에이전트마다 따로 놀 위험이 생깁니다. 셋째는 확산입니다. 울산에서 검증해 전국으로 넘기려면, 지역을 옮긴 아이의 기록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먼저 답해야 합니다. 이 질문은 이 연재가 계속 붙잡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 정리하면

  • 우리아이(AI)에 업스테이지의 국산 LLM 솔라가 적용되고, 베스핀글로벌의 헬프나우 플랫폼이 그것을 서비스로 연결합니다.
  • 방향은 단순 질의응답에서 역할이 정해진 에이전트로 옮기는 것입니다. 과목·진로진학·독서·외국어로 넓혀갈 계획입니다.
  • 국산 모델 적용의 핵심은 이름이 아니라 데이터의 위치와 운영 비용을 교육청이 설계할 수 있느냐입니다.
  • 교사가 할 일은 모델 이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수업의 어느 구간을 맡길지 정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일입니다.

참고자료

  • 베스핀글로벌·업스테이지 전략적 제휴 및 우리아이(AI) 적용 보도(ZDNet Korea·AI타임스·머니투데이 등, 2026.9.15)
  •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2차 평가 결과 보도(파이낸셜뉴스 등, 2026.8.18)
  • 솔라 오픈2 오픈 웨이트 공개 보도(아주경제 등, 2026.7.22)
  • 우리아이(AI) 공식 사이트 https://wooriai.use.go.kr

📖 더 깊은 이야기는 책에서: 『AI 플랫폼 학교를 바꾸다』(테크빌교육) | YES24에서 판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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